오늘은 리그 개막일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경기장에 향했다. 경기장 앞은 2시간 전인데도 나름 북적여서 이게 왠일인가 싶었다. 하지만 그냥 이러다 말겠지 하는 마음으로 N석으로 향했다. 다행히 아무도 없어서 이렇게 여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이 자리엔 아무도 안오겠지 하며. 그리고 이 자리에서 응원하면서 선수들이 승리하는 장면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직 상대팀 서포터들도 오지 않았고 우리쪽 선수들도 나오지 않아서 여유롭게 찍을 수 있었다. 날씨까지 무척 더운 상태라 입고 갔던 두터운 코트를 벗고 설레는 마음으로 그라운드를 계속 쳐다보고 있었다.


식전행사로 홈페이지에서 선착순으로 미리 팬들을 뽑아서 선수들이 사탕을 주는 행사를 하고 있었다. 뭐 저 자리에 나도 있고 싶었지만 차라리 B군에게 받는게 낫겠다 싶어서 포기.ㅋㅋㅋ


경기 직전이 되자 전 좌석들이 점점 차기 시작했다. 가변석인 E석을 비롯해서 반대쪽인 W석도 꽉 차버렸고 E석의 뒷편 윗층까지 관중이 들어차기 시작하는데 오늘 관중 하나는 정말 대박이겠다는 생각을 저절로 하게 되었다. 그리고 경기가 시작되기 직전, 가변석에는 아주 재밌는 플랭카드 하나가 올라왔다. 


이건 지난 주 K리그 개막 때 상암에서 벌어진 북패 경기에 우리 팀 구단주가 축구연맹 회장의 자격으로 시축을 하게 되었는데, 북패 유니폼을 입고 시축하는 바람에 정말 실망이 많았었다. 팬들 또한 그 부분에 대해서 불만이 많았는데, pop측에서 저런 위트넘치는 걸개를 거는 바람에 우리는 정말 데굴데굴 구를 정도로 많이 웃었다. 그들의 마음도 이해가 되었고.


경기 자체는 의외로 우리의 일방적인 분위기로 시작되었다. 저번 경기와는 달리 조금은 안정된 플레이를 벌였다는게 참 인상이 깊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선제골을 넣게 되었다. 참 빠른 시간에 난 골이라 어벙벙 했지만, 저번처럼 쉽게 골을 내주지는 말았으면 했다.

하지만 나의 바람과는 달리 금방 동점골이 나버렸다. 게다가 상대팀에게 역전골을 허용하는데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둘 다 이범영이 펀칭을 한 공인데 침투하던 공격수 발에 맞고 들어간것이라 많이 짜증이 났었다. 특히 발이 맞지 않던 수비가 답답하긴 했지만, 못하는게 아니라 두 중앙수비수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안되어서 생기는 문제라 생각하니 몇경기 후면 나아질꺼라는 희망을 가져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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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은 시작되었고, 우리는 열심히 공격을 하긴 했지만, 상대팀인 광주의 엄청난 플레이 앞에 자꾸만 무릎을 꿇게 되었다. 후반전 말미까지도 이 상황이 끝나지 않아서 정말 답답했다. 그나마 간간히 벌어졌던 코너킥 상황에서 세트플레이는 어느정도 맞아들어갔지만, 중앙에서 들어오던 모 공격수가 너무도 많이 놓치는 바람에 나는 짜증의 극치가 섞인 말들을 내뱉고야 말았다.


하지만 이게 왠걸? 경기가 다 끝나갈 때 쯤에 우리는 멋진 동점골을 넣고야 만다. 정말 기가막힌 동점골이라서 우리는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하지만 동점골을 넣고 난 뒤 역전골을 또 내주고 마는 상황이 벌어져서 경기는 이대로 끝나나 싶었다. 그리고 인저리 타임 5분이 주어졌고, 우리 선수들은 계속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전 관중들이 다 일어서서 선수들에게 환호를 보내고 그들이 골을 넣기만을 기다렸다. 반대편 상주 서포터들은 인저리타임이 얼마 남지 않아서 "이겼다"라는 구호를 계속적으로 외치고 있었다. 그만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모든 홈 관중들의 염원에 보답이라도 하듯 이원규 선수가 마지막 동점골을 성공시키는 것이다!!!! 진짜 그 순간은 온 관중들이 다 흥분을 했으며 우리도 울것같은 표정으로 기뻐하고 또 기뻐했다. 그런데 마지막 기회까지 우리쪽으로 넘어와서 골! 골! 골!을 외쳤지만 공은 아쉽게도 골대를 아슬아슬하게 빗겨나가고 그 슈팅을 때린 선수는 두 손으로 땅바닥을 치면서 매우 아쉬워했다. 그만큼 그에게는 한 골이 절실했고 승리 또한 절실했기 때문에.

그리고 경기는 끝이났고, 비록 무승부지만 우리는 승리한것처럼 기뻐하며 돌아갈 수 있었다. 다음 홈경기는 4월달인데 그 때까지 어떻게 기다릴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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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th B

2011. 3. 7. 22:28 from B군

심심하다는 나를 위해서 그가 일하는 곳까지 함께 가게 되었다. 그곳은 차로 한참 걸리는 지역이었는데, 저 산을 하나 넘어서 가야만 했던곳이었다. 같이 차를 타고 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나의 어렸을적이야기와 그의 이야기 등등 수다는 끝이 없었다. 그러다 급기야는 서로 노래도 부르고 신나게 가느라 정신없었던 1시간여를 보내고 난 뒤에 그가 일을 해야만 했던곳에 도착을 했다. 일터에서 잠깐 볼일을 보고 난 후 돌아오는 길에 좋은곳이 있다면서 차를 그리로 몰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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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은 상록수인 삼나무가 우거진 도로였는데, 사진찍기에 굉장히 예쁜 경치들이라 계속 감탄을 하고 있었다. 주위에서도 차를 세워서 사진을 찍는 분들이 많으셨고, 우리 또한 기념샷을 찍는다고 정신이 없었다. 아직 초봄이지만 이렇게 우거진 모습을 하고 있는 나무를 보는것은 참 드문 일이었기 때문에 기분까지 참 좋아졌다.

필터를 제거해도 이정도임. 굉장한 풍경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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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함께 먹은 음식들. 영화상영을 기다리기 전 먹었던 피자헛의 스파게티. 매콤하고 달콤한 토마토 소스가 일품이었다. 그리고 오랫만에 먹은 삼대국수회관의 고기국수. 이번에는 고기나 국수의 양도 적절했고 국물도 진해서 맛이 참 좋았다.
Posted by 띠용 :

2011시즌 첫경기 in 제주

2011. 3. 7. 20:19 from 축구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제주원정, 그래도 부푼 꿈을 안고 경기장으로 향했다. 들어가기 전에 표를 샀는데, 그것을 호주머니에 넣고 B군을 따라 촐랑촐랑 다니다가 표를 흘려서 한참동안 찾아다니다 길바닥에 널부러진 나의 표를 찾고 기뻐서 날뛰며 경기장에 들어가게 되었다-_-; B군은 상대진영쪽에 있어야 해서 3시간 동안의 아쉬운 이별이었지만 그래도 오늘만큼은 적이다~를 외치면서 우리 무리를 찾아 들어갔다.


아직 경기가 시작하기 전의 상황인데, 날씨가 춥고 음산해서 그런지 관중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리그 개막의 설레임은 우리나 관중들이나 모두 마찬가지였다. 개막 전 고두심씨가 나와서 분위기를 돋구었고, 우리는 신기한듯 그 탈렌트를 바라보면서 웃고 있었다. 우리 선수들이나 상대 선수들이나 경기 전에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고, 우리는 우리대로 응원 준비에 여념이 없었던채로 경기를 보게 되었다.


경기는 전반적으로 우리가 밀리는 양상을 띄었지만, 전반 시작은 우리쪽의 완전한 페이스였다. 보면서 신기했을 정도로. 하지만 선수들의 패스워크가 연습때와는 달리 조금은 서두른다는 느낌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진하면서 빠르게 올라가는 모습이 작년과는 다른 모습이라 괜찮았었다. 그러다가 전반 10여분이 지난 즈음, 박희도가 선제골을 넣으면서 승기를 잡아나갔다. 하지만 선제골이 너무 이른 시간에 들어가서일까? 우리 선수들은 평정심을 되찾지 못하는 모습이 간간히 보였다. 반면 상대팀쪽은 수비를 단단히 한 다음에 빠른 역습을 통해서 계속적으로 우리쪽의 공격진으로 치고 들어오는 모습이 참 무서워보였다. 그러다가 산토스에게 동점골을 먹히게 되었다. 

이 때까지만 해도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다시 역전하면 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경기는 아직 끝나지도 않았고 지금 이 상태에서 조금만 더하면 우리가 다시 달아날 수 있을꺼라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심판의 어이없는 판정은 우리 선수들의 심기를 계속적으로 거스르게 되었다.

그러다 후반은 시작되었고, 상대팀 선수들의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에 비해 우리 선수들의 플레이가 많이 위축되어 보였다. 뭔가 나사가 두 개 정도 빠진 느낌이랄까? 싶은것이었는데, 조금은 불안불안했던 모습이 상대팀의 공격수에게 많은 기회를 내주었다. 그러다가 배기종이 침투해서 슈팅한 볼이 골키퍼의 펀칭으로 나가게 되었고, 그게 다시 배기종이 잡아 슈팅을 했는데, 수비수가 막아냈으며, 그 공이 튕겨서 다시 배기종으로 가게 되었는데, 그 때 우리쪽의 수비가 아무도 없어서 배기종은 마음놓고 슈팅을 때려서 역전골이 되고야 말았다.-_-;



여기까지는 그럴 수도 있었다 싶었다. 하지만 심판은 계속적으로 이상한 판정을 내리고 있었다. 분명 패널티킥이 맞았던 상황이 여러 장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우리쪽의 선수들에게 옐로카드를 계속 내밀었고, 그 판정이 자기도 이상하다 싶었던지 상대팀 선수에게도 옐로카드를 사정없이 내밀었다. 우리는 심판의 이해할 수 없는 판정에 너무도 화가 나서 화를 억누를 길이 없었다. 그런 심판들의 어이없는 판정에 양팀 선수들은 감정이 상할대로 상해져 있었고, 원정을 온 우리들이나 모든 관중들이 화가 난듯 했다.

경기는 그대로 끝이 나버렸고, 우리쪽에서 이 경기의 판정에 억울해했던 어떤 사람이 화가 나서 물병을 계속적으로 던지고 있었다. 누가 말릴 사이도 없이 계속 던지는데 난 그것보다는 심판의 하는 짓이 짜증나서 얼굴만 찌푸리고 있었다. 그런데 다가와서 인사를 하려던 상대팀 선수 중 한 명이 우리쪽으로 다가와선 얼굴을 찌푸리며 감자세레모니를 하고 들어가려고 하는것이다. 보던 나는 어이가 없어서 화가 났다. 나는 심판때문에 열이 받아도 아무 말도 없이 그냥 가만히 있었을 뿐인데 왜 저런 장면을 봐야 하는가 싶어서 말이다. 비싼 비행기를 타고 제주까지 와서 이런 장면을 꼭 보고가야 하는가 싶어서 기분이 정말 더러웠다. 심판들은 그 행동을 모른척하는가 싶더니 부산서포터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그 선수에게 퇴장명령을 내리게 되었다. 기사에 나왔던대로 우리쪽은 선수들을 욕한게 아니라 심판에 대한 항의였지 절대로 특정선수를 비난한건 아니라는것만은 확실하다.


첫 경기를 기분 좋지 못하게 끝난건 아쉽지만 그래도 조금의 발견이라면 잘 못할줄 알았던 양동현의 움직임이 참 좋았다는것과 다시 돌아온 펠리피의 활동량과 중원을 장악하던 유-김라인이었다. 하지만 아직도 맞지 않는 수비라인은 정말 불안해보였는데, 조금 더 보완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경기를 개판으로 만들었던 심판들은 2군으로 내려갔으면 좋겠고, 우리쪽으로 감자세레모니를 했던 홍정호 선수는 징계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이건 제주까지 갔었던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필히 이루어져야 할 문제라고 본다.

다음 홈경기땐 내가 생각했던것은 오산이었다는것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Posted by 띠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