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시즌 첫경기 in 제주

2011. 3. 7. 20:19 from 축구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제주원정, 그래도 부푼 꿈을 안고 경기장으로 향했다. 들어가기 전에 표를 샀는데, 그것을 호주머니에 넣고 B군을 따라 촐랑촐랑 다니다가 표를 흘려서 한참동안 찾아다니다 길바닥에 널부러진 나의 표를 찾고 기뻐서 날뛰며 경기장에 들어가게 되었다-_-; B군은 상대진영쪽에 있어야 해서 3시간 동안의 아쉬운 이별이었지만 그래도 오늘만큼은 적이다~를 외치면서 우리 무리를 찾아 들어갔다.


아직 경기가 시작하기 전의 상황인데, 날씨가 춥고 음산해서 그런지 관중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리그 개막의 설레임은 우리나 관중들이나 모두 마찬가지였다. 개막 전 고두심씨가 나와서 분위기를 돋구었고, 우리는 신기한듯 그 탈렌트를 바라보면서 웃고 있었다. 우리 선수들이나 상대 선수들이나 경기 전에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고, 우리는 우리대로 응원 준비에 여념이 없었던채로 경기를 보게 되었다.


경기는 전반적으로 우리가 밀리는 양상을 띄었지만, 전반 시작은 우리쪽의 완전한 페이스였다. 보면서 신기했을 정도로. 하지만 선수들의 패스워크가 연습때와는 달리 조금은 서두른다는 느낌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진하면서 빠르게 올라가는 모습이 작년과는 다른 모습이라 괜찮았었다. 그러다가 전반 10여분이 지난 즈음, 박희도가 선제골을 넣으면서 승기를 잡아나갔다. 하지만 선제골이 너무 이른 시간에 들어가서일까? 우리 선수들은 평정심을 되찾지 못하는 모습이 간간히 보였다. 반면 상대팀쪽은 수비를 단단히 한 다음에 빠른 역습을 통해서 계속적으로 우리쪽의 공격진으로 치고 들어오는 모습이 참 무서워보였다. 그러다가 산토스에게 동점골을 먹히게 되었다. 

이 때까지만 해도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다시 역전하면 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경기는 아직 끝나지도 않았고 지금 이 상태에서 조금만 더하면 우리가 다시 달아날 수 있을꺼라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심판의 어이없는 판정은 우리 선수들의 심기를 계속적으로 거스르게 되었다.

그러다 후반은 시작되었고, 상대팀 선수들의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에 비해 우리 선수들의 플레이가 많이 위축되어 보였다. 뭔가 나사가 두 개 정도 빠진 느낌이랄까? 싶은것이었는데, 조금은 불안불안했던 모습이 상대팀의 공격수에게 많은 기회를 내주었다. 그러다가 배기종이 침투해서 슈팅한 볼이 골키퍼의 펀칭으로 나가게 되었고, 그게 다시 배기종이 잡아 슈팅을 했는데, 수비수가 막아냈으며, 그 공이 튕겨서 다시 배기종으로 가게 되었는데, 그 때 우리쪽의 수비가 아무도 없어서 배기종은 마음놓고 슈팅을 때려서 역전골이 되고야 말았다.-_-;



여기까지는 그럴 수도 있었다 싶었다. 하지만 심판은 계속적으로 이상한 판정을 내리고 있었다. 분명 패널티킥이 맞았던 상황이 여러 장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우리쪽의 선수들에게 옐로카드를 계속 내밀었고, 그 판정이 자기도 이상하다 싶었던지 상대팀 선수에게도 옐로카드를 사정없이 내밀었다. 우리는 심판의 이해할 수 없는 판정에 너무도 화가 나서 화를 억누를 길이 없었다. 그런 심판들의 어이없는 판정에 양팀 선수들은 감정이 상할대로 상해져 있었고, 원정을 온 우리들이나 모든 관중들이 화가 난듯 했다.

경기는 그대로 끝이 나버렸고, 우리쪽에서 이 경기의 판정에 억울해했던 어떤 사람이 화가 나서 물병을 계속적으로 던지고 있었다. 누가 말릴 사이도 없이 계속 던지는데 난 그것보다는 심판의 하는 짓이 짜증나서 얼굴만 찌푸리고 있었다. 그런데 다가와서 인사를 하려던 상대팀 선수 중 한 명이 우리쪽으로 다가와선 얼굴을 찌푸리며 감자세레모니를 하고 들어가려고 하는것이다. 보던 나는 어이가 없어서 화가 났다. 나는 심판때문에 열이 받아도 아무 말도 없이 그냥 가만히 있었을 뿐인데 왜 저런 장면을 봐야 하는가 싶어서 말이다. 비싼 비행기를 타고 제주까지 와서 이런 장면을 꼭 보고가야 하는가 싶어서 기분이 정말 더러웠다. 심판들은 그 행동을 모른척하는가 싶더니 부산서포터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그 선수에게 퇴장명령을 내리게 되었다. 기사에 나왔던대로 우리쪽은 선수들을 욕한게 아니라 심판에 대한 항의였지 절대로 특정선수를 비난한건 아니라는것만은 확실하다.


첫 경기를 기분 좋지 못하게 끝난건 아쉽지만 그래도 조금의 발견이라면 잘 못할줄 알았던 양동현의 움직임이 참 좋았다는것과 다시 돌아온 펠리피의 활동량과 중원을 장악하던 유-김라인이었다. 하지만 아직도 맞지 않는 수비라인은 정말 불안해보였는데, 조금 더 보완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경기를 개판으로 만들었던 심판들은 2군으로 내려갔으면 좋겠고, 우리쪽으로 감자세레모니를 했던 홍정호 선수는 징계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이건 제주까지 갔었던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필히 이루어져야 할 문제라고 본다.

다음 홈경기땐 내가 생각했던것은 오산이었다는것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Posted by 띠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