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낮, 클럽하우스에서 중국팀인 장춘 야타이와 두 번째 연습경기를 가지게 되었다. 이번 연습경기는 저번 주 일요일에 봤었던 그 팀을 생각하고 봤었는데, 상대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되어있어서 깜짝 놀랬었다. 저번보다 훨씬 더 진지하고 거칠고 끈끈해져있었다. 반면 우리쪽은 미들까지의 움직임은 빠르고 세밀하며 정교했지만, 공격에서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예년과는 달리 공격까지는 제법 잘 가는 편이었는데, 공격수들이 그것을 해결하지 못해서 상당히 안타까웠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은 시즌이 시작하고 나면 뭔가 달라져 있을꺼라 생각한다.
연습경기를 다 보고난 후 오후가 다 되어서 우리는 출정식이 있을 동래 CGV로 향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선수들을 소개하는 환영식과 감독님의 이번 시즌의 각오와 함께 질문사항등등을 받았다. 난감한 질문도 하나 있었지만 그것을 유들유들하게 설명해주시는 모습과 어떤 팬이 한 선수를 지목하고 골을 많이 못넣어도 좋으니까 열심히 해달라는 말을 해서 훈훈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그리고 선수들은 관객석 중간중간에 앉아서 팬들과 함께 '글러브'라는 영화를 보았다. 그 영화는 충주의 한 청각장애인 학교에 있는 야구부에 관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것이라고 했다. 주인공 하나하나의 연기와 그들이 청각장애라는 핸디캡을 딛고 뭔가를 이루려고 하는 모습들이 상당히 감동적이었는데, 너무 작위적이라서 울컥했다가 쏙 들어가버렸다. 하지만 그들을 지도했던 코치가 좌절해 있는 아이들에게 울부짖으며 내뱉은 '우리에게 가장 무서운상대는 도저히 이기기 힘든 강팀이 아니다, 바로 우리를 불쌍하게보는팀이다, 더이상 속에 담아두지말고 터트리란말야!'라는 말이 굉장히 와닿았다. 그 이외에도 몇몇 장면들은 마음이 짠했었다.
마치고 나와서는 이번에 새로 장만한 구단버스에 낙서를 하는 시간이 마련되어서 난 버스 중간에 조그맣게 올해는 우승하자고 써놓고 집으로 향했다. 이번 시즌은 이런 좋은 마음으로 계속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