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부터 온라인으로만 알고 지내던 동생이 부산에 온다길래 1박2일동안 함께 놀게 되었다. 나는 부산에 살면서도 제대로 못가본곳이 많은데, 그 동생은 미리 알아놓은 꽉짜여진 일정에 따라서 미리 다녀왔다고 해서 깜짝 놀랬다. 나머지 일정은 나와 함께 해줘서 정말 고마웠다.
부산의 돼지국밥집은 어디서 먹어도 비슷한 맛을 유지하는데, 남포동에서 먹을 수 밖에 없었던터라 인터넷에서 대충 알아본 곳으로 갔다. 나는 순대국밥을 시켰고 다른 두 사람은 나와 같은 순대국밥과 돼지국밥을 시켰다. 그런데, 구제역 여파로 인해 돼지국밥의 값이 6000원이나 되는건 좀 견디기 힘들었다.ㅠㅠ
정말로 끝내주게 복잡했던 찜질방에서 1박을 한 후 아침엔 해운대 산책을 하게 되었다. 오랫만의 아침에 보는 해운대는 상쾌한 공기 덕분에 동백섬까지 한바퀴를 가뿐하게 돌 수 있었다.
중간에 갈매기 구경도 해주고~ 그리고 갈매기와 비둘기간의 관계 이야기 하다가 폭소터짐ㅋㅋㅋ
바다를 잠시 구경한 후 우리는 남포동으로 가게 되었다. 그 동생은 어제 못다한 쇼핑을 오늘 조금만 더 하겠다고 했고, 나와 같이 온 시장바닥을 헤메면서 물건을 사러 돌아다녔다.
남포동 국제시장 뒷골목. 나름 현대화되어있어서 예전처럼 지저분하지는 않다.
열심히 쇼핑을 하고 나니까 너무 배가 고파서 깡통시장의 중간쯤에 있는 유부오뎅집에 가서 유부오뎅을 허겁지겁 먹게 되었다. 딱히 많이 돌아다닌거 같지도 않은데 배가 고팠던지 유부오뎅의 당면이 내 입속으로 후루룩 들어가는데 진짜 맛있었다. 오랫만에 먹어서 그런건지 아님 맛이 다시 제자리를 찾아온건지 모르겠지만 괜찮았다. 생각해보니 조금 짜서 나중엔 물을 들이켜야 했지만.ㅋㅋㅋ
이게 유부오뎅의 정체인데, 약간의 다진 야채와 함께 조리된 당면을 유부에 싸서 미나리로 묶은 후 그것을 썰어놓은 오뎅이 들어있는 따뜻한 국물을 끼얹어서 먹는것이다. 미투데이 할 때 계속 올리기도 했던 음식임.
오늘 클럽하우스에서 장춘 야타이라고 하는 중국의 프로팀과 연습경기가 있다고 해서 따뜻한 국물을 먹은 힘으로 열심히 가서 경기를 보게 되었다. 장춘은 중국의 프로팀인만큼 열성을 다해주었지만, 간간히 나오는 거친 파울은 눈쌀을 찌푸렸다. 하지만 전반엔 제대로 뛰지도 않으면서 계속 말만하던 중국의 8번 선수는 우리를 즐겁게 해주었고, 후반전엔 간담을 서늘케 했던 중국의 7번 선수에 감탄사를 내뱉었다. 아 물론 우리 선수는 잘하니까 당연하게 이야기했고.
내용은 전반전이 훨씬 더 정교하고 스피드가 빠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상대팀인 장춘이 우리 진영으로 공격을 못해올 정도로. 하지만 후반전에 선수를 교체하고 나니 많이 엉성해진 모습 덕분인지 장춘이 동점골을 성공했다. 예전에 안감독의 축구를 처음 보았을 때보단 조금은 달라진 모습이 그랬지만, 개막일이 얼마 안남았으니 연습 경기를 많이 해보고 거기서 나오는 문제점은 신속하게 고쳐줬으면 좋겠다. 뭐 이런 부분이야 알아서 다 고쳐지겠지만.
그리고 보고 나오는 길에 감독님이 모든 사람들의 손을 일일히 잡고 와주셔서 고맙다고 악수를 청하시는 바람에 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많이 고맙고 감동스러웠다. 이렇게 좋은 마음을 가지게 된 만큼 리그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둬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