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겁할 노릇이다 정말.-_-

2011. 3. 21. 22:23 from 축구
몇 년 전 동생이 결혼식을 하는 날에 우리 홈에서 북패와의 경기가 있었다. 그 날의 경기는 우리의 승리로 끝났지만, 경기 내용은 상대팀의 개판 일보직전인 플레이 때문에 이겼어도 성질만 났고, 이겨도 이긴 기분이 아니었다. 그 날 나의 기분을 더럽게 만들었던 두 선수가 바로 현 볼튼소속의 이청용과 김한윤.

이청용은 김태영의 복부를 날라차기로 가격한 상태로 퇴장당했었고, 김한윤은 그 당시에 항의하던 부산선수들 중 정성훈의 목을 한 손으로 움켜쥐고 밀어내버렸다. 당시 사진을 찍고 있었던 동생들은 기겁을 하며 그 장면을 사진으로 남겼고 그것을 기사화하고 싶었던 기자에게 넘겨주었다.

 
그 때 당시는 이청용은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았으며, 저런 행동을 했었던 김한윤은 그 흔한 옐로카드조차 받지 않고 경기를 마쳤던걸로 기억한다. 나에겐 이 경기가 상대팀을 더욱 더 안좋게 보게 되었던 계기가 되었고, 홈에서는 꼭 이겨줬으면 했던 팀으로 남게되었다.

그러던 올해 초, 저 사건의 주인공이었던 김한윤은 소속팀에서 계약을 해주지 않자 그대로 은퇴선언을 해버렸었다. 나이도 나이고 연봉도 높은 편이라 계약하는게 부담이었었을듯하다며 뭐 잘됐네 하고 있었다. 

피곤이 쌓일대로 쌓여버린 오늘 저녁, 밥을 먹고 공부를 하려고 자리에 앉았는데, 핸드폰에 문자가 보여서 확인을 해보았더니 이게 왠걸? 저 사건의 주인공이었던 김한윤이 우리 팀의 플레잉코치(코치와 선수를 겸함)로 들어왔다는것이다-_-;



아무래도 안익수 감독님의 작년 소속팀이 북패였기 때문에 지금 현 상황의 수비로는 도저히 해결책이 나지 않을것이라는 판단하에 데리고 온 선수라고 이성적으로 생각은 들었다. 그러나 마음속으로는 도저히 인정하고 싶지가 않다. 저 사건이 일어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왜 데리고 왔었어야 하는 점이 이해가 안됐다는것이다. 게다가 저 선수로부터 사과 한마디 받아내지 못하고 그냥 묻어두어야만 했던 시절을 아무런 보상없이 배신당했다는 마음이 더 큰것이었으니까.

아오... 머릿속이 너무나도 혼란스럽다.
 
 
Posted by 띠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