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한가한 틈을 타서 부산의 연습경기를 보았다. 클럽하우스인줄 알고 가고 있었는데, 동래고로 옮겼다는 문자가 와서 다시 버스를 갈아타고 경기장소로 향했다. 오늘 못보면 한동안은 못볼 그놈의 공놀이하나 때문에 추운 날씨를 무릅쓰고서라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경기시간에 늦지 않으려고 열심히 갔다.

경기는 총 3쿼터로 나눠서 진행했다. 1쿼터는 신인선수 3명과 기존의 선수들을 함께 기용해서 발을 맞추어 보는건데, 아무래도 처음인 선수들이 있어서 그런지 플레이가 약간은 껄끄러워보였다. 오히려 상대팀인 동아대의 역습을 종종 허용했을 정도로. 하지만 그것도 잠시, 패스가 점점 정확해지더니 공을 가지고 노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면서 기회는 많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내가 잠시 멍해있던사이 선제골. 1대0으로 앞서가게 되었다.

2쿼터는 1~3년차의 기존 선수들로만 이루어졌는데, 이 경기가 제일 재밌고 박진감 넘쳤다. 패스가 물흐르듯이 정확했고, 빠른 속도와 함께 슈팅 또한 점점 정교해져갔다. 아무래도 한 시즌 이상 발을 맞추었으니 안봐도 공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눈에 훤하겠지. 그래서 잘한것일듯. 그리고 두번째 골을 추가했다.

3쿼터는 나머지 선수들이 출전했다. 처음엔 전후반전으로 끝날줄 알았는데, 3번째까지 경기를 해서 깜짝 놀랐다. 하지만 조금 더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들떠서 계속 보게 되었던 경기였다. 3쿼터에서는 김기수의 활약이 눈에 띄었는데, 같이 보던 동생들이 그저 빠르게 달릴줄만 알았던 김기수가 볼의 배급과 패스가 정확해졌다는 감탄사를 내뱉을 정도로 기량이 향상된것을 볼 수 있었다.


오늘 경기를 보았을 때 안익수 감독으로 바뀐 부산은 예전과는 확실히 다른, 양질의 플레이를 보여주어서 괜시리 기대감을 가지게 되었다. 양사이드에서 그냥 무작정 달려서 공간을 만들어냈던 부산의 플레이가 오늘 경기에선 전체 라인이 전부 다 같이 뛰면서 정확한 패스로 공간을 만들어냈다는 부분이 확실이 달라진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리그 전까지 가질 연습경기들과 전지훈련에서 그런 부분들을 조금 더 갈고 닦아서 리그에서도 그런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기대감이 들 정도로 좋았다. 게다가 선수들의 얼굴에서 여유와 함께 자신감이 보여서 더 즐거웠다.

번외로 안익수 감독님에 대해서는 굉장히 친절하고 팬들에게 친근하게 대해주신다는걸 꿈의 멜로디에게 말로 전해들었는데, 오늘 경기장에 찾아온 팬들에게 계속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일 새해일출 보러 전 스탶과 선수들이 산행가는데 같이 가지 않겠냐는 제안까지 하시는데 깜짝 놀랬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도 감독님을 포함한 스탶들이 타고 있던 차에서 우리들과 팬들을 보자마자 우렁찬 박수를 보내주는데 어리둥절하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뭔가 인정받고 있다는 느낌도 들고. 


아무튼 이렇게 좋은 느낌을 2011년 리그에서도  똑같이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Posted by 띠용 :